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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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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미채미 2022. 4. 15. 22:38





이런 날은 왠지 꼭 티스토리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어 진다. 하노이 퀵턴, 홍콩 퀵턴, 잠깐 본사에 들어갔다 왔던. 동선만 봐도 평소보다 더 많은 것을 한 하루였는데, 또 다른 큰일이 생긴 하루였다. 몽롱한 정신에 꿈을 꾸는 건지 진짜인 건지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 종일 쏟아지는 전화와 카톡에 답장한 것을 보면 이건 진짜겠지.


신기하다. 살면서 처음으로... 그토록 바라던 일이 아닌데 (그렇다고 안 바란 건 아니지만, 아무 생각이 없었달까) 이루어진 경험. 신기하고 놀랍다. 이렇게 편하게 가져도 되는걸까? 앞으로 더 해야 할 책임감에 두려움이 먼저 다가왔지만 모두들 아니라고, 그동안의 보상이라고 한 말을... 믿어보려고 노력한 하루이기도 했다. (최근 내 한계를 느낀 일이 많아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시기라서 그랬는지도)


잠도 안 깬 정신에 연락하느라 혹시나 내가 실수하지는 않을지 더 조심스럽게 말하려 노력했는데... 평소같으면 다시 복기해 보면서 돌이켜보는데 오늘은 그럴 여유가, 힘이 남아있지 않다. 저어엉말 다 불태워버려서 머리까지 뜨거운 이 느낌을 쿨링팩으로 식히며, 그래도 뭐라도 오늘을 남겨보려고 이렇게 끄적여본다.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덤덤하게 받아들인 하루였다. 다른 사람들 보면 기대하지 않아서 더 기쁘다는데, 아무래도 나는 이 책임감이 기쁨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이미 일어난 일, 내 몫을 다 하려고 노력해야지. 앞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하나하나 채워가려 노력해야지.


내 일기는 항상 같은 패턴으로 쓰여진다. 반성하고 셀프로 파이팅하고 발전하자는 글들. 다 똑같은 글이겠지만 나에게는 하나하나의 의미가 다 다르고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시간이 쌓일수록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다. 부러지지 않고 유연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단단해지는다는 게 부러질 수도 있다는 걸로 느껴지기에 걱정되고 두려움도 쌓인다. 뭐든 오늘은 생각이 참 많은 하루였다. 얼마 남지 않은 오늘 밤 이 시간만큼은 다 비워내고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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