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micy

나의 무게 본문

소소한

나의 무게

단미채미 2021. 12. 3. 18:30


# 힘든 일이 좀 정리되고 이제 나아지고 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 내 몸무게는 다시 3kg 복귀.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2-3kg 정도 줄어든 상태이긴 하다) 다이어트엔 마음고생이 제일이라더니 그걸 몸으로 체감했던 11월이었다. 아니 근데 이렇게 빨리 찔 일이냐고... 참 신기한 인체의 신비.



# 어제 오랜만에 동네 친구이자 회사 동기네 집에 놀러 갔다. (바로 옆 동에 살아서 종종 베리랑 놀러 감) 자주 보는 사이지만 여러 일로 바빠서 두 달 만에 봤는데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나누자 깜짝 또 놀라 했다. 이미 다 지난 일이니까, 그냥 다 겪어졌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동기가 말해준 게 기억에 남았다. 내 몫을 하는 게 너무 멋있다고 했다. 사람마다 타고난 것들이 다른데 그 달란트가 다 있는데, 나는 그걸 잘 쓰고 있는 것 같아서 멋있다고. 그러니 주변에서 시기나 질투의 어떤 말들을 해도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고. 듣자마자 누가 나 욕해? ㅎㅎㅎㅎㅎ라고 되물었지만. 어떤 부분을 걱정하는지 너무 잘 알 것 같아서 이해됐고 고마웠다. 내 상황을 전부 다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표면적인 것만 보고 나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까. 그걸 걱정해준 것 같아서 이 친구가 나를 아끼는구나 싶었고 위안이 됐다.



# 남들이 특히 회사 사람들이 관심 가질만한 이벤트들이 나에게 많았다. 전에 말한 사내 유튜브 출연도 그렇고, (며칠 전에 또 촬영을 마쳤다! 살이 쪼옥 빠진 모습으로 찍을 수 있어서 더 잘됐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철이 없는 건가 나..^_ㅠ 에너지가 부족했던 건 좀 아쉽긴 하다 쩝) 사내 교육도 추가로 받는 일이 생겼다. 과정은 괴롭고 힘들었지만 입사 후 내가 꿈꾸었던 부분이라서 죽을힘을 다해 잘 마치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배움도 많았고 슬픔도 많았다. 그래도 다 잘 지났으니 감사할 뿐이다. 이 교육을 수료하면 시야가 넓어진다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었고 내가 이 동기들과 함께 과정을 이수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정말로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배우고... 그들과 같이 동기라고 말할 수 있는 게 행복했다. 우리 모두에게 올해의 가장 치열한 순간이었다.



# 동생이 다시 아프다. 이 모든 게 11월에 일어난 일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참 잔인한 11월. 그리고 음. 내가 조혈모 세포를 기증하는 공여자가 됐다. 병원에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서 이식 일정이 미뤄지는 바람에 크리스마스 퇴원이 아닌, 크리스마스이브에 이식이 이뤄지게 됐지만 다 잘될 거라고. 그렇게 매일을 되뇌고 있다. 건강 관리도 하고 살도 찌우고 운동도 매일매일. 동생도 나도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다. 2022년은 더 건강하고 행복한 해가 되겠지?



# 몸무게는 빠지고 마음의 무게는, 내 짐은 끊임없이 늘어나는 11월이었다. 12월인 지금은 반대로 내 짐이 점점 줄어들고 몸무게도 통통하게 찾아가고 있다. 한동안은 문득 느껴지는 일상의 행복이 어색하던 때도 있었다. 이제는 좀 적응됐고 점점 편안해지는 중. 마음도 몸도 더 편안해져서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고 싶다. 연말도, 새해도 다 잘 맞이하고 싶은 나의 소망. 꼭 이뤄지기를!

'소소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금씩 나아지는 삶  (6) 2022.01.01
아듀 2021  (0) 2021.12.31
목표로 향하는 긴장  (0) 2021.11.21
제 2 외국어  (0) 2021.11.01
누군가 나를 좋게 기억해준다는 건  (0) 2021.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