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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봄 적어봄

단미채미 2021. 6. 28. 13:25

1. 노란색을 좋아한다. 꽃도 노란 꽃을 유난히 좋아한다. 향이 좋은 후리지아가 최애인데! 이런 하늘하늘 들꽃도 참 좋아한다.


발레를 시작했다. 아직은 연습용 슈즈를 신고 우당탕탕 헤매지만 발레를 배우는 시간 뿐만 아니라, 수업이 끝나고 이렇게 꽃들 사이를 뜀박질하며 춤추며 걸어오는 시간이 행복하다. 내 마음 속에 몽글몽글한 노란 에너지를 채우며 신이나서 흥얼거리는 이 시간이 참 고맙다.






2. 막상 제주도에서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레시피를 보고 야매로(?) 만들어 본 오는정김밥! 내 돈주고 핑크소세지를 처음 사봤다! 우와 이런 저렴하고 몸에 안좋은 맛이라니…(!) 하지만 김밥에 넣으니 어어어엄청 감칠맛이 폭발한다. 뇸뇸 생각보다 맛있어서 동생이 또 해달라고 한 그런 김밥! 두번째는 오이냄새를 싫어하는 동생을 위해 부추를 넣었는데 훠얼씬 맛있었음! 엄마는 싫어하는 ㅋㅋㅋ 그런 분홍소시지 김밥 ! 하지만 가끔 생각나는 그런 오묘한 맛! 이거 쓰는데 또 먹고싶다아…




3. 사는 곳이 서쪽이라 그런지 해가 질 때가 유난히 아름답다. 요즘은 해가 길어져서 이렇게 예쁜 하늘을 더 오래 볼 수 있다.


비행근무를 앞두고 여기저기 붙은 살들을 빼는데 발레도, 빅씨스 유튜버의 홈트도 다 도움이 됐는데 무엇보다 저녁먹고 혼자 이렇게 걸으면서 소화시키는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좋아하는 샘옥의 노래를 들으며 땀챙이가되어 한시간 정도 걷고나면 복잡한 마음도 정리가되고 밤에 이런저런 고민 없이 잠들 수 있다.

노래도 따라 불러보고 근무 앞두고 너무 많이 바뀐 방송문도 한번 읽어보고 발레에서 배운 동작들도 연습해보고… 온전히 나만 있는 그런 밤을 보내본다.




4. 발레 끝나고 집에 걸어오는 길엔 편의점과 할리스커피가 있다. 그 언젠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할리스 바닐라딜라이트가 너무 맛있어서 ㅋㅋㅋㅋ 참새가 방앗간에 들리듯 ^_ㅠ 또 할리스에 방문. 학원에서 집까지 거리가 2키로 정도 돼서 40-50분 걸어야 하는데 아몬드브리즈, 링티, 바닐라 딜라이트, 마시는식사 카카오 등등 이렇게 번갈아가면서 뇸뇸 집에 걸어간다. 선크림을 잘 발라도 이렇게 걸어다니니 손등과 팔은 까맣게 다 탔지만 이 날씨가, 이 더위가 참 기억에 남는 그런 여름을 보내고 있다.





5. 유기견 봉사를 오랜만에 갔다. 지난 번에 갔던 곳과 달리 큰 강아지들이 있는 곳. 그럼에도 순둥순둥 너무 착하고 예쁜 강아지들이 많았다. 물그릇 밥그릇 개운하게 설거지하고 물기를 말리는데 날이 더워서 빠-짝 말라버림. 야외에 있는 강아지들 곧 장마가 온다는데 괜찮으려나… 비행 끝나면 또 가야지. 이번 봉사도 한동안 안가다가 비행하면 더 많이 못간게 아쉬울 것 같아서 살짝 무리해서 다녀왔는데, 역시 가길 잘했다. 나는 또 이렇게 마음을 채워서 돌아왔다.




올해 첫 근무를 앞두고 있다. 7월. 공교롭게도 1년의 반이 지나버렸네. 나는 무엇을 했나, 앞으로 어떤 것들로 이번 년도를 또 채워가나. 이상하게 비행만 하면 포스팅을 하고싶다 ㅎㅎㅎ 혼자 꼼지락거리는 시간에 뭐라도 남기고 싶어서 그런가… 암튼 곧 다가오는 비행을 앞두고, 최근의 나를 남겨봄. 1일 아침부터 뉴욕에 가는데 벌써부터 긴장되고 두근거린다. 잘 준비해서 다녀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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