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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잡지 않으면 내일은 없다.

단미채미 2020. 3. 31. 15:31

 

 

서프라이즈. 정말 기대하지 못했던 일인데 결과를 얻게 되었다. 마음을 아예 내려두고 있어서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기쁘다는 생각도 안 들 정도로 그냥 놀라기만 했다. 내가 믿고 걷는대로 길이 생긴다. 절대로 절대로 잊지 말아야지. 다시는. ... 이 글을 2018년 3월에 적어 놓았는데, 난 그때 어떤 좋은 일을 겪었을까. 

 

비행을 안 간지 어언 보름. 데이오프와 휴가로 하루하루를 연명해가고 있는 나에게 확실하지 않은 오프, 전 날 저녁 7시에 하루를 버텨서 얻는 데이오프는 무력감을 더해주기에 충분한 장치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 무료함을 깨보고자 방 정리도 하고, 집 청소도 하고, 노트북도 들고 이렇게 카페에 와서 일기를 쓰고 메모장을 정리하려는데 딱 저 글이 보였다. 

 

 

*

그리고 임시저장에 넣어놓고 또 넷플릭스 딩가딩가. 책 펴서 읽다가 일기도 쓰다가 암튼 그렇게 이 글을 놓아두다가 아까 샤워하고 나오면서 머리말리는데 본 유스케. 그걸 보는데 그냥 다시 끄적이고 싶어서 이렇게 노트북을 열었다. 띄엄띄엄 봐서 이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슬럼프가 오거나 일이 힘들거나 하면 보통은 일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을 한다. 여행을 간다던지 친구들을 만난다던지 혹은 나를 방해하는 그 어느 것으로부터 벗어나려 한다던지 등등.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적으로 내가 성과를 내고 꾸준히 일을 했을 때에 다시 그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힘들어서 다 놓아버리고 싶을 때 꾸준히 일을 계속 하고, 주변에서 혹시 일에대한 제안을 하거나 하면 그걸 귀기울여 들여보라고. 마냥 거부하지 말라는 그런 이야기였다. 그걸 듣는데 최근에 내가 겪은 일들이 떠올라서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사실 많이 지나긴 했지만 1-2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꽤 힘들었고, 동기들이나 이 상황을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은 내가 그렇게 버텼던 과거를 다들 안쓰럽게 혹은 대견하게 보곤 했다. 그 때의 나는 반대로 포기하기 보다는 끌고가고 싶었고, 그 마음은 내가 더 열심히 마지막까지 쥐어짜는 힘을 낼 수 있게 해 줬다. 작년 부터 다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본래의 내 모습대로 찾아가던 중... 연말 쯤에 제안받아 최근에 마무리 했던 일도 그 중 하나였다. 사실 딱히... 힘든 건 아닌데 그렇다고 막 여유있는 건 아니었지만, 주어진 제안을 그냥 넘기기엔 아까웠다. 그래서 시작한 일이 6개월 동안 자잘한 고민과 스트레스를 만들었고, 다시 계획을 세우고 그대로 분명 되지 않는 걸 겪으면서 또 수정하고... 그래도 돌아봤을 때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 했었다. 끝나고 나서 헛헛한 마음과 갑자기 일이 사라진 느낌에 마치 붕 뜬 것처럼 어색했는데, 그래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서 더 한다고 해볼걸 그랬나 생각도 했었지만 암튼. 이 모든 것이 또다른 정말 감사하고 좋은 피드백으로 오니까 다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흐릿해지던 목표에 대해 다시 집중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그게 예전처럼 조급한 마음이 아니라 여유가 조오금은 생긴 느낌. 그래서 한동안 정말 행복했고 내 스스로가 또렷해진 느낌이 참 마음에 들었다. 

 

 

 

 

지금도 그 또렷함을 이어가고 싶어서 노력중인데, 엘에이에 다녀온 이후 보름 넘게 비행을 가지 않고 그렇다고 막 돌아다니기도 뭐한 지금의 상황이 그때의 초롱초롱함을 잃게 하는 것 같아 고민이 조금 된다. 당장 취침시간이 고민인데^_ㅠㅠ 새벽 두시가 아닌 새벽 다섯시에도 잠드는 날이 꽤 생겼다.... 이런 날 보고 주주는 체력이 좋다며 칭찬했지만, 암튼 다시 공부하고 정신차리고 싶어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오늘도 일찍 눈을 떴다. 차근차근히 정리하고 채워가야지. 참 신경쓸 일이 많구나. 그래도 해봐야지.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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