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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단미채미 2020. 2. 20. 15:59

세상을 살다보면 투명인간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럴 때 누군가의 눈에 자신이 보인다 느낄 때 그 위안이란 참 큰 것 같다, 최근에 한 뉴스 인터뷰에서 본 양준일이라는 분의 이야기 중 와닿는 말이었다. 아 그래서 내가 블로그를 하는 것도 있지 하고 말이야.

 

 

 

 

사실 이 글은 다른 주제로 써보려고 여기까지 썼다가 임시저장에 넣어버렸는데 (티스토리 어플 업뎃하고 자꾸 꺼지는 현상 저만 이런가요 ㅠㅠㅠㅠ 화나서 자꾸 글 안쓰게 됨..... 다 쓰고 저장만 하면 날라감^_ㅠ) 암튼 비슷한 일이 최근에 있어서 이렇게 반신욕 하며 다시 끄적끄적.

 

 

 

대학교 때는 오히려 많이 친하지 못했는데 비슷한 직업군을 선택한 이후로는 같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말 친해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랑만 대화하면 내 안의 편안한 내모습이 나오고 속 이야기도 거리낌없이 할 수 있고, 그 친구 또한 내 이런 모습 덕분에 본인도 더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다고 하는... 내 소중한 주주. 어제도 통화했지만 우리는 쓸데없이 고집 부리는 그 책임감 때문에 조금 덜 착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고, 더 이기적으로 굴어도 좋다고 말했었다. (물론 친구가 나를 아주아주아주 좋게 봐줘서 저런 말을 하는 것 같긴 함^_^ ㅋㅋㅋ. 가끔 난 이기적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무튼. 나에게는 남을 방해하고 싶지도 않고 내가 방해받고 싶지도 않은 나만의 울타리가 있는 것 같은데, 저 친구는 좋은 일도 힘든 일도 함께 나누고 싶어서 내 인생의 힘듦과 즐거움을 공유한지 꽤 되었다. 심지어 왜 엄마는 우리를 같이 낳아주지 않았냐며 우스갯소리를 서로 하곤 한다! 남이지만 남 같지않은 그런 친구랄까. 그 의미로 내 부케도우미!!! 라는 닉네임을 선물해 줌ㅎㅎ.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같이 아는 친구 얘기를 서로 하다가 그냥 문득, ... 중간 과정이 많았지만 생략하고 ... 음 아마 서로의 성격을 잘 알아서 였을까, 내가 쉽게 그런 말을 한게 아니라는걸 알아서인지 더 고맙고 고맙게 생각해 준 내 친구 주주.

 

 

 

평소에 오늘 밥 뭐 먹었어, 오늘 뭐하니, 내일은 뭐 할거야 등등 일반적인 카톡도 많이 하지만 서로 읽은 좋은 글귀라던지 곰곰히 생각할 만한 주제라던지 등등이 생기면 깊게 이야기하는 친구라서 아마 저런 주제를 가지고도 꽤 오래 토론을 했던 것 같다.

 

 

 

 

 

 

요 며칠 혹은 몇 주, 주주의 고민과 나의 고민들을 더 깊이 공유했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더 인식했던 것 같다. 마냥 내가 투명인간이 되어 무의미한 고민을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날 사랑해주는 마음을 바탕으로.

 

 

 

 

 

 

 

 여기까지 또 드문드문 써서 그런지 중간중간 나만 아는 pause가 있네. 전시회에 다녀온 기억이 좋아서 사진 한장 더 올려놓고 또 다시 임시저장, 지금은 밤새고 한국 돌아와서 자다 일어났는데 어제 또 우리는 손가락이 아플 정도로 카톡수다를 떨었다. 심도깊은 이야기를 하던 중 조오금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 이건 본인이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거라고, 그래서 날 가르치는게 아니라 자기의 생각은 이렇다고. 친구가 그렇게 말을 했는데 그게 뭐랄까 음 날 되게 더 존중해주고 친절하고 차분하게 생각해주는 마음이 느껴져서 또 한 번 주주에게 빠지고... 이 제목과 어울리는 어제의 에피소드 인 것 같아서 마지막에 추가로 이렇게 더 적어본다. 그나저나 12월에 시작한 글인데 2월이 끝나가는 지금에서야 올려본다. 미국에서 밤새고 돌아오며 사소하고 자잘한 일들이 많았는데 이 얘기를 터 놓으면 주주가 또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미 나는 주주를 잘 알기에 어떻게 말할지 알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무튼 비행하며 조금이나마 투명인간 같았던 마음을 친구와 얘기하며 꼼꼼히 색칠해 봐야겠다. 휴우 너무 오래 끈 포스팅이라 뭐라고 말하는지 나도 모르겠지만 암튼 그랬다구. 순간순간 기억과 감정들을 짬뽕시켜놔서 나만 아는 이 포스팅은 여기에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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