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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마음

단미챙님 2015. 6. 28. 17:21




어제 힘든 스케쥴을 끝내고 와서, 지금은 집 근처 까페에 앉아 혼자 놀고있다. 완전 여유롭고 좋음! 



저 사진이 주는 분위기, 느낌이 바로 지금 내 상태같다. 마침 오늘 날씨가 좋기도 하고... 저 사진은 지난 주 괌 갔다가 찍은건데 그 날씨랑 오늘 날씨가 비슷하기도 해서... 여러모로 지난 주 비행 생각이 많이 난다. 




비행 후 처음으로 호되게 혼났던 날이었다. 내 부족한 점도 잘 알고 서투른 부분도 알고있기에... 라인 올라와서 안 혼나지는 않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눈물이 날 만큼 혼났다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더랬다. 나는 지금 뭘 하겠다고 여길 온건지, 이게 맞는건지, 스물여덟이라는 내 나이도 부담스럽고 또 다른 시작을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이런 내 마음을 꼭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에 더 서럽게 운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좋은 친구들 가족들이 주변에 있지만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주는, 그런 사람이 생각 났다. 



가끔 내가 버틸 수 있는 것보다 더 힘든 날에는 힘든 점을 말하고 싶지 않고 그냥 위로만 받고 싶은 날이 있다. 근데 딱 괌 비행 마치고 나니까 그런 기분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되게 자랑스러웠다. 다른 일 할 땐 몰랐는데, 비행을 하면서 내가 점점 성장하는 느낌을 받고 있기에... 이제 그만 울고 훌훌 털어버리자. 이번에도 버티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자 변한 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러웠다. 


또한 이런 생각이 들 때 마다 나에게 정말 잘 맞는 일은 비행인가? 싶은 생각도 같이 든다. 사실 요즘 내 생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게 과연 plan B로 세운 이 직업이... 진짜 나에게 맞는 일은 아닐까. 



근데 이렇게 보니까 진짜 ㅎㅎㅎ 생각 엄청 많네. 예전에 비해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하기에 편하게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긴 했는데, 그래도 문득문득 레스트 때 벙커에 누웠을 때나 아니면 다 씻고 호텔에 누워 마스크팩 붙이고 있을 때 저런 생각들이 막 난다. 


결론은 언제나, '아직은 판단하지 말고 이 시간들을 채운 뒤 그 때 고민하자' 이지만.... 그래도 생각이 몽글몽글 솟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 와중에 더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만들어 준 건 바로 어제! ㅎㅎ 가족 빼고 거의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표창 받았다! 오예! 정말로 정말로 감격스럽고 기쁘고...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나에게 있어서는 회사 합격 제외, 최근들어 가장 기쁜 일이었다.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가 뜬 걸 보고 동기가 먼저 축하한다고 말 해줘서 알았는데 5월 교육 성적우수자에 뽑혔다. 아직도 어떤 기준으로 내가 뽑혔는지 모를만큼... 안 믿겨져서 이름 확인하고 사번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으으.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기하고 신난다. 


별거 아닌 일인데 유난떠네 싶을 수도 있지만, 아무리 힘들게 노력해도 잘 알아주지 않던 전에 비해서... 이런 큰 상이 주는 감동이 정말 큰 것 같다. 


다른 회사도 다녀봤기에 나도 모르게 계속 비교를 하게 된다. 어디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전에는 이랬는데 이제는 이런 부분이 있구나. 하는 정도? 그런 의미에서 이번엔... 음... 내가 노력한 것에 대해 알아주는 지금이 참 좋다. 



얼마 전 친한 PD오빠랑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불확실한 예전 일과,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라는 명확한 지금의 길. 오빠가 이렇게 정의내렸는데... 이번 일을 통해 불안한 마음이 줄어들고 용기가 더 생겼다. 나는 정말 칭찬을 좋아하나봐 ㅎㅎ 근데 이 와중에 갑자기 내일 스케쥴 생겼네... 빨리 집 가서 공부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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