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리뷰도 쓰고, 일기도 쓰고, 그림보다 글이 많은 블로그. 단미챙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33)
소소한 (113)
사랑하는 (18)
자유로운 (43)
행동하는 (81)
맛있는 (6)
내가 쓰는 (172)
마음 가는 (0)
Total494,585
Today37
Yesterday129


언니는 오늘 랜딩 하고, 이렇게 비 오는 날 우산을 사가며, 유니폼을 가리기 위해 그보다 더 튀는 새파란 내 가디건을 입고, 하이디라오에서 카드깡을, 자리를 옮겨 차가운 민트초코를 마시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피식하고 웃음이 나는, 오늘 하루의 마무리도 역시나 언니 덕에 행복했다. 안 행복했는데 행복하게 마무리 지어졌다. 아 진짜 참 고맙고 예쁜 언니. 항상 내가 부르는 별명, 천사언니. 팀 바뀌면 어떡하지 난 벌써부터 심심한데. ^_ㅠ.






언니 얘기는 오늘 하루를 보내며 엄청 깔깔대고 웃게 해 준 기억이라 이렇게 남겨보고, 언니랑 대화를 하며 여러 번 나온 얘기인 사과하는 법, 사과를 받는 법에 대해 말해봐야지. 본의 아니게 요 며칠 사람들에게 사과를 받게 되는 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받은 상처는 차치하고서라도 한 사람의 사과는 진정성이 담겼기에 그 끝은 생각보다 괜찮아지고 있는 중이고, 또 다른 사람의 사과는 뭐랄까...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안 하느니만도 못한 한마디가 되었다. 예전인가 누군가가 나에게 넌 사과하는 방법을 하나도 모른다는 말에 발끈했는데, 이 상황을 겪다 보니 역지사지의 마음이랄까, 난 진짜로 사과하는 방법에 무지했구나(사과를 받는 방법에도 서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다시 되돌릴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내 스스로 없애버린 아쉬움이 컸다. 결정은 상대방의 몫이지만 그래도 긍정의 가능성은 더 컸던 거잖아 싶은 마음에 속상해졌고. 비가 와서 더 울적한 마음을 이렇게라도 가려보려 난 글을 쓰고 있고. 또 과거를 뒤적이는 내가 못나보여서 이렇게 답답해하고 있고.






진짜 사과는 우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잘못한 행동을 한 나도 내가 당황스럽지만 그럼에도 나는 상대방에게 집중해야 하는 것 같다. 어쨌든 그 상황을 놓고 보면 나는 가해자, 상대방은 피해자니까. 그다음엔 정말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안하다는 사과, 변명이 아닌 상황을 설명, 마지막으로는 그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계산하는 게 아닌 있는 그대로의 패를 내보이는 용기. 대충 내가 만족한 사과를 뜯어보면 이런 구조로 되어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보면 내가 과거에 했던 사과는 최악이었고 오히려 상대를 더 힘들게 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걸 이제야 깨달았다는 사실이 더 최악이지만)






사과를 받는 입장에서도 필요한 게 있는데 용서해주기로 마음먹었다면 진짜로 그 사과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태도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상 용서한 척 받아들이면 그게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곪아 터져버렸던 것 같아서. 애초에 용서가 안 되는 잘못이라면 사과 자체를 안 받는 게 나을 수도. 그래서 어제와 오늘의 내가 그랬던지도.





음 따져보면 나는 사과하는 것보다는 사과받는 것에 더 익숙하고 실제로 사과를 해 본적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아니 비행기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죄송하단 말을 달고 사면서 왜 내 삶에서는 사과 하나 제대로 못할까?) 실제로 사과할 일을 안 만들었을 수도 있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갔을 수도 있고. 어찌 됐던 누군가에게 잘못을 하고 용서를 구한다는 일 자체를 불편해하는 나라서 그 관계를 끝까지 지속시킬지의 여부에 따라 회피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게 지금 와서야 여러 일을 겪으며 크게 반성하게 되는 부분이고. 에휴.









하. 아픈 손으로 이렇게 고민하며 글을 쓰는 게 너무 버겁지만 그래도 비 오는 오늘이 아니면 다시 마무리를 짓기가 어려울 것 같아 이렇게 끙끙대며 대충 반성문을 쓰는 중(?). 더 풀어서 쓰고 싶은데 이제 이 블로그는 나만의 일기장이 아닌 느낌이라 마음속에 꼭꼭 적어 놓는다. 그나저나 손 너무 아프네. 며칠 전 비행기에서 다쳐서 (생각해보니 이년 전에 황당하게 당한 사고랑 같은 손 ㅠㅠ 같은 부분 ㅠㅠ) 월말까지 쉬게 됐는데 진단서 상은 4주... 수술하게 되면 6주 그 이상... 관리 잘 해서 2주 안에 회복하고 싶은데 삼일 내내 병원에 가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휴. 이 손에 이렇게 글 쓰는 것도 무리가 되니 이제 머리도 손도 마음도 쉬어야지. 무튼 오늘은 반성하는 하루였고 제대로 된 사과를, 용서를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본 하루였다. 물론 내가 잘못한 상황이 생기면 난 오늘 배운 것처럼 예쁘고 바르게 사과를 할 거지만 그래도 나는 사과하는 게 참 싫어... 그전에 잘못을 하지 않으려 노력할 거야. 어렵지만 그렇게 해 볼 거야. 이렇게 또 청개구리같은 짓을 하고 있는 나라니.


'소소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니까  (0) 2018.10.25
멘토 혹은 길라잡이   (0) 2018.07.16
사과하는 법, 사과받는 법  (0) 2018.05.22
remember me  (0) 2018.05.03
그럼에도 불구하고,  (0) 2018.04.25
#소확행  (0) 2018.03.28
Posted by 단미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