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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 내일이

단미채미 2019. 2. 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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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 기대감을 갖게 되는 날이 있잖아. 붕붕 뜨고 설레어서 방방 뜨게 되는 그런 날. 봄이 와서 그런가 겨울의 나 보다는 밝아지고 밝아져서 진심으로 웃게되는 그런 날. 이런 날들이 잦아지게 된 듯 하다. 억지로 만들지 않았는데도 자연스레 스며나와서 나를 행복하게 하고 즐겁게 하는 그 감정들이 꼬물꼬물 거린다.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예전의 나 보다는 지금의 나, 앞으로의 나. 물론 과거가 있어야 현재가 있고 미래가 있는 것인데 계속 과거에만 살면 다가올 그 언젠가가 정말 나중에 오는 것 같다. 바라고 바라는 것을 그리워하며 마음 속에 쌓아두지만, 아이러니하게 놓아야지 다가오는 듯 하다. 그래야 돌고 돌아서 그 언젠가 나의 품에 쏙 안기게 된다. 인생의 여러 사건을 겪으며 나름대로 깨닳은 나만의 법칙이랄까. 





동생이 약을 끊었다. 이렇게만 써도 울컥 하고 눈물이 나오는 일이다. 아프던 동생이 이제는 안정기에 접어들어 조심조심 생활하면 일반인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비록 1년 더 휴학하고 집에서 쉬며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는 일로 진로를 바꾸었지만, 그래도 얼마나 행복하고 기쁜 일인지. 의사선생님도 놀랄만큼 크게 오른 수치에 집안 분위기도 달라졌다. 오늘보다 내일을 더 기대하게 되는 동생의 좋은 소식은 이렇게 나의 어깨에 진 무거운 슬픔을 조금 덜어내 주었고 엄마와 아빠의 주름살도 지워준 듯 하다. 


나를 쥐어 짜듯이 힘들게 했던 과정을 겪고 또 한번 묵묵하게 이겨내었다. 누가 그랬지 나는 정말 오뚝이같은게 장점이라서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또 다시 이렇게 일어난다고. 인내하고 버티는 걸 누구보다 잘하는 나는 반짝하고 금방 사라지는 게 아니라서 이러한 장점은 나이가 들 수록 더 빛을 발할거라고. 힘듦이 다가올 때마다 나도 사람인지라 이 악물고 버텨내지만 늦지만 확실히 얻어진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할거라고. 이런 마음을 먹고 계속 버텨온 듯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고통에 무뎌지는 느낌도 든다. 힘든 일이 예전에 비해 덜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더 버틸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뭐가됐든 내가 버티고 묵묵히 이겨왔다는게 중요한 거겠지. 과거를 그렇게 이겨냈고 나는 지금을 버티고 있고. 그러다 보면 또다른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이 생긴다. 사실 이러다가도 중간에 지치고 힘들어하지 않겠냐만은 그래도 예전의 나를 돌이켜봤을 때 좋았던 결과를 떠올리면서 또 버틸 수 있지 않을까. 문득문득 이렇게 긍정적인 마음이 솟아나니까. 도움이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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