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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약투

단미채미 2019. 2. 23. 15:27



사진은 그냥 뜬금없이. 최근에 병원 아닌 일상으로는 존레논 전시회에 다녀온 것 밖에 없어서. 쩜쩜쩜... 그만큼 오프에는 병원투어를 그 어느 때 보다 심하게 다녔던 계절이었다. 추워서 그런가 새로 맡는 듀티가 어색해서 몸이 더 힘들어서 였을까. 진급하고 더 받는 월급이 그냥 다 병원비로 나갈 정도로 (연말정산 하니까 병원비 2백만원이던데..... 이 정도 많은거 아닌가여;;;;) 꼬박꼬박 정형외과에 출근했다.



예전에 다쳐 2달 동안 쉰 손이 점점 안좋아져서 감각이 거의 없었다. 의사 선생님은 횡문근융해증이 아니냐며... 피검사에 소변검사에 걱정했는데 다행이 이건 아님. 근데 가면 갈 수록 오른손은 주먹 쥐기도 힘들고 감각도 덜해서 이러다가 일을 그만둘 수도 있겠다며 걱정이 많았다. 손이 다쳤을 때 부터 신경써서 봐주신 쌤이 고민고민하다 스테로이드를 써 보자고. 그래서 5일 째 먹는 중인데 와 진짜 행복하다. ㅠㅠ 이 행복이 곧 끝난다는게...... 무서울 정도로.. 첫날에 비해 주먹도 잘 쥐어지고 저리던 느낌도 사라지고 감각도 돌아와서 아 내가 진짜 이제 내 손을 달고 다니는구나 하고 느껴지고. 이제야 사람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아픈 손이 괜찮아진거면 얘는 도대체 얼마나 센 약일까 싶어서 무서워짐 ㅠㅠㅠ 





다시 임시저장 해 두었다가 쳐박아둔 포스팅이 생각났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 마음이 상처받고 아플 땐 어떤 약을 써야할까. 괜찮다고 생각했고 괜찮아지리라 믿었는데 내 안의 괴물이 자꾸 나와서 내가 내가 아닌 느낌이 든다. 잊혀지길 바랬는데 옅어지기만 할 뿐이고, 가끔씩 멍해지고 종종 허망하다. 그런 기분을 꽤 자주 느낀다. 벗어나야지 싶은데 현실의 나는 또 그게 아닌 사람이 된다. 감정 노동을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현실에서도 이런 슬픔을 느껴야 하는걸까. 나는 나를 참 좋아하고 내 직업도 좋아하는데 이런 선택을 한 나를 책임지고 싶어서인지 꾸역꾸역 참아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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