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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수

단미챙님 2026. 8. 29. 12:56



다들 아홉수라고 하면 힘듦을 겪어내는 시기를 말하곤 한다. 나에게도 그렇다.

열아홉, 스물아홉, 그리고 지금 서른 아홉.

꼭 아홉 수에 나는 큰 인생의 변화를 겪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십대보다 이십대에, 이십대보단 지금이 조금 더 상황이 나아졌다.



다들 말도 안되는 공부를 한다고 손가락질 했던 고등학교 시절. 학구열이 높은 사립 학교라 내신 점수가 처참했는데도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수능 없이 적성검사와 면접으로 입학했다. 꽤 상위권 성적이라 전학기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쇼호스트가 아닌 게스트로, 속상함과 좌절에 쌓여있던 나는 스물 여덟을 넘기며 승무원이 되었다. 그동안 방송은 맞지 않는구나 사람들을 대하며 하는 일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구나 생각했던 내가, 회사의 인정을 받고 강사가 되고 선후배들을 가르쳤다.



서른 아홉 지금. 둘째 아이를 낳았다.


이 한 문장으로 그동안의 이야기가 다 설명되지는 않겠지만, 나는 안다. 이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 때인지. 아이를 키우며 남편도 종종 도와야 하겠지만(홍보나 마케팅, 구상하기 등등 보이지 않는 부분을) 또 내가 무엇을 해 나갈지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임신 기간 내내 신경을 잘 못 써줘서인지, 응급실에도 가고 입원도 하고 절박유산 판정을 받았다. 고이고이 잘 지킨 아이는 37주가 되기 전에 외래 진료를 보다 교수님의 입원 권유에 입원을 했고 바로 다음 날 급히 응급 제왕으로 만나게 되었다.


참 다행이다. 다행이었다. 밤새 심박수가 떨어지던 아이의 상태… 태동이 많이 줄었다는 말씀을 드리길 잘했다. 이미 6시에 퇴근한 직원들과 달리 저녁 7시가 넘어도 퇴근하지 않고 초음파를 봐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


다행히 아이도 건강히 잘 커주고 있다. 그래서였을까, 이번엔 임신 초부터 남편에게 그렇게 … 큰 병원에서 아이 낳고 싶다고… 뭔지 모를 느낌에 그렇게 다행히 대학병원에서 처음부터 진료를 볼 수 있었고 그래서 아이를 잘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게 마지막 아홉수 일 것 같다.


삼 세 번. 인생을 살며 어렵고 힘든 세번의 시기가 여기서 끝날 것 같다. 그러니 지금부터 잘 살아내야지. 분명 더 좋게 변화할거니,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 살아봐야지.


조리원에서 나와 잠깐 여유를 즐기며 지금의 이 기분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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