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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micy
승무원이 도대체 뭐길래 본문
직업적으로 힘들 때 동기부여가 되는 일이 종종 생긴다는 건 참 좋은 일 같다. 일하면서 힘들 때가 있는데(무슨 일이던 안 그러겠냐만은) 가끔 정말 좋은 승객을 만날 때, 닮고 싶고 존경하는 사무장님을 뵐 때, 나 스스로 그냥 뿌듯한 날. 문득 초심이 생각날 때... 이러한 기분을 요즘 종종 느끼고 있다. 오지랖 같아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러이러한 부분을 채워보세요 혹은 이건 아니에요 다 말하고 싶은데 내가 뭐라고 이러고 있나. 이러면서 또 다시 침묵하게 된다. 입을 다물어버린다.
작년 팀 팀장님은 내가 정신적으로 정말 따르고 존경하는 분인데 (이 분 덕분에 많이 바뀜! 그리고 시간이 지날 수록 해주신 말씀들이 더 와닿게 되는...) 암튼 팀장님이 그러셨다. 팀장님 저는 미용실 가서도 그냥 승무원인 척 안하구요, 어디 가서 직업 뭐냐고 물어보면 그냥 까페나 서비스직 알바생이라고 해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너 스스로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갖지 않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고.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너는 그 아이들의 마음을 몰라주는거라고. 그 이후로 가끔 전현차 까페에 가서 힘들 때마다 글을 읽곤 했다. 되고 싶은 사람들의 그 마음을 읽고싶어서. 저어어엉말 솔직히 말하면 나도 노력해서 얻은 직업이긴 하지만 그 크기를 따져본다면 작은 노력이라고 생각하기에. 동기들에 비해 얻어걸린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괜시리 미안해서... 승무원이 아닌 다른 직업에 그러한 열망을 갖고 꿈을 꾸었던 내가 있었으니까... 그게 이 세상의 전부인 것 처럼 살던 때가 있었으니까. 그게 너무 미안해서랄까. 암튼 승준생들의 마음이 애틋하고 안되보여서 까페에 가서 위로를 받고 위로를 해주다보니 요즘이 공채시즌이라는걸 알게 되었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이 일에 자부심이 없는건 아니다. 너무나도 열심히 좋게 일을 배우면서 해 나가고 있는데 가끔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내가 못 미치는 것 같아 그 부담감에 잠깐 내 직업의 타이틀을 내려놓고 싶어하는 것 일뿐. 내가 뭐라고.... 집에 정수기 관리해주시는 분의 딸, 길 가다 만난 야구르트 판매원 아주머니의 조카, 우리 집 아래층 비숑 키우는 아줌마 조카, 아빠 전 회사 후배 딸. 유니폼을 입고 다니다보니 만나게되는 사람들과 혹은 내 직업을 아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부끄러웠다. 너무나도 반짝이는 눈망울이 진짜... 하. 이게 뭐라고. 이 직업이 도대체 뭐길래.
여기까지를 한 한달 전에? 썼을까. 그리고 또 임시저장 해 두었다가 해가 바뀌고 새로 공채가 뜬 지금에서야 다시 이어서 글을 쓰기 시작. 아는 동생이 자소서를 쓰는데 도움을 주다보니 예전 공채 생각도 나고 ...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이 나서. 자꾸 주저하게된다. 어디서부터 글을 써야할까. 음. 공채가 시작해서 이 글을 쓰게 됐으니까 우선 공채랑 관련된 얘기부터 한다면...
이러고 한참을 써 내려가다가 다시 또 변덕이 죽 끓듯. 다 지워버렸다. 그 사이에 아는 동생은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서류에 합격했고 지금은 실무 면접을 같이 도와주는 상태. 음 물론 나는 좋고 만족하는 일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데 모두 좋은 결과만 바라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답답하다. 내가 하는 말을 전적으로 믿고 따르는 그들을 합격이라는 결과로 책임지지 못하는게 속상해서 한동안은 정말 다 피했었는데, 지금은 그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음 ... 어려운 일이야. 쉽지 않은 일. 누군가의 인생에 스며들어 책임을 진다는 일은...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또 변해버린걸까. 굳이 내가 해도 되지 않는 일이면 하지 않을래 라는 마음을 먹게 된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 블로그 주소를 써 놓기도 했고 리뷰도 많이 쓰고 블로그를 한지 오래 되다보니 내 닉네임이나 아이디를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유입 경로 보면 어디서 뭘 검색해서 왔는지 대충 보임) 암튼 그 사람들은 내가 승무원인걸 글 몇개 읽어보면 알거고... 준비생도 있을텐데... 음 도울게 있으면 도울게요. 그나저나 글을 묵혔다 쓰면 안 좋은 것 같다. 계속 왔다리 갔다리 해서 나도 뭐라고 쓴지 하나도 모르겠네. 그 동안 마음이 바뀌어서일까. 암튼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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