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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단미채미 2018. 2. 25. 16:01


저엉말 오랜만에 노트북 들고 까페에 왔고, 이제 강의가 너무 지겨워서 몸부림을 치는 정도까지 왔으니까. 휴우. 이렇게나 포스팅을 많이 한 거겠지. 화장품 리뷰는 이제 지겹고 뭐라도 끄적이고 싶어서 예전에 임시저장 해 둔 글을 보다가 이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다시 열었다. 이제 드디어 듣고싶은 노래를 들으며 노트북에 또각또각 글자를 새겨 넣는다. 그나저나 이 글 임시저장 한 지 꽤 오래 됐는데, 그 때 당시는 그 감정을 기억하고 싶어서 블로그 어플을 켜서 끄적끄적 적어뒀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정말 오래 되었네. 지금은 마음도 감정도 상황도 모두모두 달라졌지만 그냥 예전에 그래었지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포스팅. 이제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니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뭐 이런 마음으로. 



나는 네가 밝고 더 잘 웃고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야
네가 예전처럼 행복하고 잘 웃고 그런 너였으면 좋겠어

그 상황이 누구의 잘못이었든 상관 없어 네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해
너무 조심스러워서 소중하게 대하고 있어



대충 이렇게 적어놓았었다. 아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지금 와서 보니까 또 새로운 느낌이네. 뭐가 됐든 어쨌든 나에게 저런 마음을 먹고 대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는게 고맙고 감동스러웠다. 그냥 그런 존재라는게 되게 고맙잖아. 무조건적인 희생을 감당하는 느낌. 아닌가? 흠... 그러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저런 마음을 먹었던 적이 있었나 생각해 봤는데,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운이 좋게도 그 마음이 통한 적도 있었고 슬프게도 나 혼자만 그런 마음을 먹은 적이 있었고. 이게 참 애매한건데 음 그래서 운명이고 타이밍을 운운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신기하다. 나이를 먹어도 해가 지나도 나는 여전히 나구나 싶은 마음에. 왜 이렇게 변하는게 둔하고 느린거지 하는 답답한 마음에 조금은 속상하고. 하지만 또 잠잠해 졌음에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지겠다 싶은 확신이 들어서 조금은 편해졌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정답인 것 같아. 정말로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으니까, 나아지고 있으니까. 또 다시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잠잠해지는게 슬퍼서 과거가 잊혀져서 속상해서 혼자 미련하게 꾸역꾸역 잡아두고 있었는데, 이게 별 의미 없다는걸 깨닫고 나니까 이젠 손에서 슬슬 놓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만, 왜 나만. 이런 마음이 불쑥 들어서. 뭐든 통해야 의미가 있는거니까. 실수를 실패라고 생각 안 하면 다시 되돌릴 수 있는데 그 생각을 나만 하고 있으면 너무 억울하니까. 에이 너무 많은 말을 써 버렸다. 으음. 이게 좀 편해지고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과정인걸까. 좋은 마음도 싫은 마음도 잘 나타냈는데 언제부턴가 싹 사라져서... 그 감정을 혼자 삭히느라 벅찼거든. 나는 생각보다 환경의 영향을 잘 받는 사람이라서 어려운 상황에 놓이니까 나도 처음보는 내 모습에 당황스러워서, 자꾸 숨기려고. 감추려고. 근데 이제 적응 되다보니, 다시 잘 표현하고 보여주고 하는 내 모습으로 돌아간걸까. 뭐든, 지금이 편해졌으면 된거겠지. 좋아. 좋아지고 있어. 꽉 쥔 손에서 힘을 빼고 그러려니 하고 내려놓고. 거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아니 아예 생각 자체를 접어두고. 이게 안된다 싶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하나하나 그 단계를 다시 밟아가고. 몇 번만 더 하면 진짜로 될 것 같아. 내 마음 속의 모래시계가 끝을 달려가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조마조마한 와중에, 또 다른 색의 모래시계를 채울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들어서. 속상하지만 순응하게 되는 이 마음. 아직은 복잡하고 엉켜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실타래가 풀리는 그런 산뜻함이 솟아나는 이 느낌. 잘 버텨내준 나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그런 마음. 그나저나 Tom Misch의 Sunshine 끝나자마자 내가 좋아하는 Elle Winston의 Remember가 랜덤으로 나왔다! 기분 좋음. 좋아짐. 이렇게 앞으로 좋아질거야. 내 바람처럼, 그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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