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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힘이되는 직감, 휴리스틱

단미채미 2010. 9. 11. 23:07


 

'세계가 확률의 법칙에 따르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확률의 법칙을 기초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다.' -스티븐 제이 굴드 '힙내라 천둥용'




휴리스틱(heuristic)이란 무엇인가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합리적이고 정확한 것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감정적인 부분을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효율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해 애씁니다. 정확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일정한 순서대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이 완전한 해답은 되지 못합니다. 제가 이번 포스팅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휴리스틱'은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어느정도 만족스럽고,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한 답을 재빨리, 그것도 큰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지닙니다.

 

2개의 정보처리 프로세스

 

 시스템 1  시스템 2
직감적
연상적
신속적
자동적
감정적
병렬처리
노력이 들지 않는다
분석적
통제적
직렬처리
규칙 지배적
노력을 필요로 한다

문제를 해결할 때, 혹은 어떤 일에 대해 판단을 해야할 때
위의 표에서 보여지듯이 인간은 크게 두 가지 시스템에 의해 정보를 처리합니다.


 

'시스템 1'은 일반적으로 포괄적인 대상에 제공되는 시스템이며 인간과 동물 양쪽이 모두 갖고 있습니다. '시스템 2'는 '시스템 1'보다 훨씬 늦게 진화한 인간 고유의 시스템입니다. 두 개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열등하지도 않습니다. 또한 처리방법 역시 어느 한쪽 시스템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대상을 볼 때 '시스템 1'에 의해 직관적으로 판단을 먼저 하고 '시스템 2'가 합리성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스템 2'가 '시스템 1'의 판단을 적절하게 체크하지 못할 경우 판단 오류가 발생합니다. 특히 소비자는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생각을 최소화하려는 성향(정보수집의 비용과 시간 때문에 지름길을 택하고자 함.)이 있습니다. 어떤 사건에 대해 판단을 요구하면 자기도 모르게 '시스템 1'이 작동합니다. 이것을 '휴리스틱'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너무 많은 정보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손쉽고 간단한 정보에 의존하여 결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휴리스틱은 때로는 시간, 비용을 줄인다는 장점을 지니기도 하지만 바이어스(편향)를 동반한다는 단점을 지닙니다.



휴리스틱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지름길 정보에 의존 - 이용가능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s)' 입니다. 우리는 보통 눈앞에 있는 정보, 생생한 정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정보, 최근 기억에 들어온 정보만을 기초로 판단합니다. 더 노력해서 정보를 수집한 후에 결정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따라서 기억한 내용이 다양한 원인의 영향을 받아 변하거나, 일부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일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 때 머리에 쉽게 떠오르는 기억이 반드시 그 대상의 빈도나 확률을 올바르게 나타내지 못할 경우 바이어스가 생기게 됩니다.

한 예로 사람들은 보통 육상에서 차를 운전할 때 보다 공중에서 기구를 타고 날 때 공포를 더 느낍니다. 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정 반대입니다. 비행기 사고는 자동차 사고에 비교도 안 될만큼 적음에도 불구하고 매스컴에서 대대적으로 보도 되어지기 때문에 우리는 비행기 탑승시 더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의사결정시 자신들이 얻기 쉬운 정보에만 의존해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두 번째는 '대표적 정보에 의존(representative heuristics)' 입니다. 과거의 기억과 경험중에서 대표적인 정보에만 의존해서 결정하는 방법 입니다. 예를 들어 박태환, 김연아 선수를 보고 우리나라의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수영이나 피겨스케이팅을 통해 출세시키려 하는 것 입니다. 사실은 실현될 확률은 의사나 변호사로 출세할 확률보다 현저히 적습니다. 그럼에도 쉽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TV에서 자주 접하는 정보가 이들 선수들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두 가지를 보면 휴리스틱(간편추론법)의 유용성 보다는 휴리스틱이 지닌 바이어스에 역점을 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휴리스틱에 대해 토대를 둔 판단이나 결정의 장점 또한 분명히 있습니다. 독일 맥스 프랭크 연구소의 '겔트 기거렌저'를 중심으로 한 연구 그룹인데요, 휴리스틱을 기초로 한 결정은 많은 인적자원을 동원해서 오랜 시간 어려운 계산을 한 후에 얻게되는 최적 해 에 버금가는 훌륭한 답을 이끌어 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신속 간결한 휴리스틱' 이라고 부르는데 그 대표적 예가 '재인 휴리스틱' 입니다.




신속하고 간결한 휴리스틱 '재인 휴리스틱(recognition heuristic)'






기거렌저는 미국인 학생과 독일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샌디에고와 샌안토니오 중 어느 쪽 인구가 많다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참고로 이 두 도시는 모두 미국에 있습니다.



미국인 학생은 두 도시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이 있을거라 생각되는데도 그들의 정답률은 62% 였습니다. 독일인 학생 중 샌디에고를 들어본 적 이 있는 사람은 78%였지만 샌안토니오에 대해서는 4%뿐이었구요. 그러나 샌디에고라는 도시를 들어본 적이 있는 학생들의 정답률은 100%였습니다. 정보가 적은 독일인 학생 쪽이 정보가 많은 미국인 학생보다 정답률이 높았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학생에게 같은 질문을 해도 정답률은 높지 않았을까요?

이 지론에서 독일인 학생이 사용한 것이 '재인 휴리스틱' 입니다. 한쪽의 도시의 이름은 들은 적이 있지만, 다른 쪽 도시에 대해서는 전혀 모를 때 알고 있는 도시의 인구가 많을거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인 학생은 이 휴리스틱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두 도시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예처럼 재인 휴리스틱에 따라 2개의 대상 중 1개는 들은 적이 있지만(재인할 수 있다.) 다른 쪽은 들은 적이 없을 때 재인한 대상이 기준으로 비춰져(위의 예를들면 인구가 더 많다.) 높은 수치를 갖는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수 대학을 판정할 때, 상품 평가를 할 때 등에도 이름의 재인과 판정의 정확성 간에는 정비례 관계라 발생합니다. 우수한 대학일수록 그 대학의 교수진의 연구 성과가 더 널리 전해지거나, 그 대학의 학생이나 졸업생이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그 대학의 이름을 들을 기회가 많아지게 됨으로써 대학의 우수성과 이름을 들은 적이 있음(재인)이 결부 됩니다.




직감이 힘이 된다


최근들어 '시스템 1'이 담당하는 판단이나 결정의 자동성은 심리학, 인지과학 등에서 주목을 받고있습니다. 자동성 연구자인 존 바지(John Bargh)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하는 행동에서조차 대부분이 자동화 되어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너먼과 프리데릭은 대표성 휴리스틱이나 이용가능한 휴리스틱에 대한 판단은 '시스템 1'에 의해 직감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휴리스틱을 이용하여 우리는 무구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도 분석적이고 정확한 것 만을 위해 노력했다면, 마음을 열고 자동적이고 감정적인 결정에 따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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