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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따라서

단미채미 2019. 1. 2. 23:26



2015년 OJT 이후 처음 나간 런던시내. 조인된 팀 언니들 따라 아무것도 모르고 조식먹는 정장 차림으로 쫄래쫄래 나갔던게 3년 반 전인데... 이번에 조인된 주니어들끼리 나온 오늘 나는 꽤 선배가 되어있었다. 문득 시간이 이만큼 지났었구나 하고 느꼈다.





그래도 재밌는건 올해 입사한 막내 승무원이 찾아온 루트가 ㅎㅎㅎ 내가 예전에 다닌 곳하고 90%가 일치함. 뭔가 재밌기도 하고 예전 생각도 나서 추억에 잠기게 되는 시간이었다. 역시 승무원 하는건 다 똑같애 ㅎㅎㅎ 무튼 그 기억이 좋아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사진이라도 이렇게 포스팅. 예전에도 픽업날은 잠을 설쳤던 것 같은데 ㅠㅠㅠ 오늘도 그러고 있네. 슈퍼에서 사온 귤 까먹으며 밀렸던 비행일기 쓰며 돌아가는 인바운드 공부도 하고 이래저래 작은 호텔방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막 실습 비행을 런던으로 왔던 나는 지금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땐 정말 2년 인턴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사람의 일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 한 번 비행에 4키로나 빠져버려 집에갔을 때 놀라던 엄마 얼굴도 생각나고. 그래도 그 힘든 일이 절망에 빠져있던 나에게는 구원같은 일이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비행에 매달렸는데... 지금이 힘들다 일이 고되다 하면서도 예전 생각하면 지금 나는 행복하고 있는 중이겠지. 행복감을 느끼고 행복해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보다 그나마 잘 맞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취미를 갖는 일. 이정도면 괜찮은 거겠지. 자꾸 나에게 물어보게된다. 내 일에 확신을 갖는다는 건 언제쯤 가능해질까.











+ 느려터진 영국의 인터넷을 이기지 못하고 한국에서 오프에 이렇게 포스팅. 뻗어 자느라 새해가 시작될 땐 정작 눈 감고 있었지만 오늘 오랜만에 가족과 식사를 하고 늘어지게 낮잠도 자고 수다도 떨고 하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을 하면서 연휴에 쉬어본 적이 없는데 연초에 이렇게 딱! 쉬어본 적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남들 다 쉬는 날에 쉬어보니까 특별하게 좋다 이런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족과 좀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항상 시간에 치이고 약속에 치이고... 오프에 미뤄놓은 일들을 하느라 남들보다 시간을 서두르는 느낌이었는데 그게 아니라 여유롭게 할거 다 하고 차분하게 흘러가는 느낌이라 너무 좋았다. 비록 내일부터는 다시 밀린 일상을 해치우기 위해 바빠지겠지만 오늘만이라도 즐겨야지. 2019년이 왔구나. 올해는 나를 좀 더 아끼고 존중하고 주변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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