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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 밤이 예뻐

단미채미 2018. 4. 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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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시간의 반대 순서로 올려봐야지. 사진 보다보니까 너무 아쉽다 ㅠㅠ 하루만 더 있었으면 내일 또 나가서 놀고싶은데. 라고 쓰다가 드뎌 한국 도착. 지금은 친한 언니 웨딩사진 찍는 곳에 놀러가는 중인데 가면서 이렇게 어제를 추억하며 포스팅.





음 홍콩은 개인적으로 낮보다는 밤이 좋다. 습기 차서 눅눅한 밤,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거기에 반짝이는 작은 불빛들. 내가 좋아하는 낭만적인 요소들이 모여있는 그런 도시. 사실 막 엄청 크게 감흥있는.... 꺅 정말 좋아!!!! 하는 곳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다른 더운 나라들 보다는 살짝 덜 좋아....) 밤에 작고 반짝이는걸 보다보면 그냥 마음이 포근해진다. 좋다는 말이야. 또 가고 싶다는 말이구.... 잉. 아 저 딤섬은 먹을 땐 아 그냥 구운 딤섬이구나 쏘쏘. 하고 먹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니까 먹고 싶은 맛! 침사추이 역 바로 근처에 있는 작고 아담한 가게라 후다닥 먹고 또 돌아다니기 좋다. 허유산도 한국에서 먹는 것 보다 왜 홍콩가서 먹어야 더 맛있는거지? 동네 현백 허유산은 밍밍한데 저기는 아주 달달하고 시원하고 콧노래가 나오는 그런 맛. 지금도 먹고싶다. 음 비가 추적추적 오지만 그 나름대로 운치있는 그런 홍콩. 그래도 역시 홍콩은 낮보다는 밤이 좋아. 딜레이 돼서 한국시간으로 거의 새벽 네시에 호텔에 들어왔지만 그 조용조용한 밤이 좋아서 도착하자마자 유니폼 입고 저렇게 사진도 찍구.







아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도 참 길었다. ​우선 홍콩에서 부산으로, 부산에서 김포로. 두어시간 자다가 퇴사한 동기의 청첩장을 받으러 신사동으로 그리고 친한 언니의 웨딩 스튜디오 촬영장을 가려 삼성동으로.(그 전에 다른 원규 가느라^^^^^ 언니가 주소도 알려줬는데 잘못 찍고가서 또 다른 동네에서 헤맨 것 포함... 심지어 택시 아저씨도 길을 잘못 들어서 네비 찍고 후진으로 목적지 간 느낌....) 마지막으로는 팀 언니랑 그동안 못 한 이야기를 나누러 강남역으로. (매일 그렇게 카톡으로 얘기하면서 또 뭘 말할게 있다고 밤 늦게 불러냈더랬다. 근데 ㅎㅎㅎㅎㅎ 만나면 역시 또 할 얘기가 많아. 술도 안 마셨는데 술 먹은 사람처럼 목소리 크게 엄청 떠들어댔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시 집에 가는 길. 내일은 꼭 하루종일 늦잠을 자야지. 오늘 커피를 얼마나 마신거야 대체 구두신고 얼마나 걸은거야... (그리고 모레 엘에이에 가야지^_ㅠ)










홍콩 에피소드가 꽤 있었는데 깜빡하고 안 쓸뻔 했네. 음 홍콩사람들은 꽤 친절한 것 같다. 예전에 대만 여행가서 길을 잃을 뻔한 일이 있었는데 홍콩에서 온 노부부가 길을 알려줘서 다시 호텔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구, 이번에도 침사추이 나가는 셔틀을 탔는데 옆자리에 앉은 노부부가 날 엄청 귀여워하면서 먼저 말을 걸었다. 드라이버의 운전이 좀 과격해서 놀라 출발하자마자 안전벨트를 막 매니까 웃으면서 일반적으로 이렇지는 않는데 홍콩은 사실 두 종류의 드라이버가 있다고 ㅎㅎㅎ 한 명은 노말한, 한 명은 이런 빠른 스피드를 즐기는. 뭐 그러다가 이런 저런 얘기하고 나는 사진 보여주면서 나 저기 딤섬 먹을건데 아니? 로컬 까페 가고싶어 혹시 미도까페 알아? 이것저것 물어보니 안경 벗고 (노안이라 가까운 거 보려면 안경을 벗어야하는ㅠㅠㅠ) 구글맵까지 켜서 ㅠㅠ 길도 알려주고 지하철 타는 것도 알려주구.... 나 길 잃을까봐 역에 같이 가자하구 자기 시간 많다구 하구 ㅠㅠㅠㅜ E입출구가 많이 안 걸어도 되니까 여기 쓰지말구 저기라구, 길 알려주면서 거기까지 데려다주고..... 같이 기념사진이나 찍을걸 그랬나. 왕왕 귀여운 사이좋은 노부부 할머니 할아버지. 다시 생각하니 홍콩은 낮도 예쁘구나. 하지만 밤이 더더더더 예뻐.






홍콩 밤거리를 다시 떠올리며 든 생각인데 혼자 보는 것 보다 여긴 같이 보면 더 예쁜 것 같다. 그냥 그 촉촉한 바람하고 시원하지만 춥지 않은 밤 날씨랑 뭐든 크게 보이는 내 눈엔 정말 포근하게 보이는 불빛들. 가만히 눈감고 생각해보면 로맨틱한 그런 홍콩의 밤. 노래 가사때문에 그런가 암튼 나는 밤이 좋아. 홍콩의 별들이 소근대는 그런 밤. 아 정말정말 피곤한가보다. 뭐라고 쓰는지도 모르겠다. 자고 일어나야지. 홍콩의 밤은 지나갔고 지금 내가 있는 오늘의 밤도 지나가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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