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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아파라

단미채미 2018. 3. 11. 19:39


엊그제 가족끼리 저녁 외식을 마치자마자 내가 내뱉은 소리는 아빠 나 병원에 좀 데려다 주라. 진짜 몸이 부서지듯이 아팠다. 전날 홍퀵 다음 날 안전교육. 그 사이에 하루 오프가 꼈는데 동생이 외식하고 싶다고 해서 꾹 참고 나갔다가 몸이 훅 가버렸다. 진짜. 온 몸이 떨리고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열은 계속 나고 눈물만 나고. 왜 아프면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는데 암튼 서럽게 우는 것도 아니고 그냥 눈물이 계속 줄줄 흐름.... 아빠 차 타고 늦은 시간에 병원 갔다가 이런저런 검사를 다 하고 밤 열한시에 집에 돌아왔다. 그리고 6시에 일어나 티이. 지옥을 경험함. 작년 같았더라면 나는 정말 온갖 fail을 다 받았을 듯. 하아. 생각만 해도 끔찍.





다시 아빠 차 타고 집에 오자마자 밥 먹고 약 먹고 쓰러져 15시간을 자고 일어나니 이제야 좀 살아났다. 내 몸 상태를 숫자로 표현한다면 지금은 20%. 어제는 3%. 그 전날엔 1%. 지금도 멀쩡하지는 않은데 해야할 일이 있어서 주섬주섬 옷 입고 나왔다. 내일 아침 퀵 어떻게 가냐 하 .... 다들 봄이라고 옷 얇게 입던데 나 혼자 코트입고 덜덜덜. 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아직도 헤롱헤롱. 독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아플꼬. 계속 병든 닭 처럼 꾸벅꾸벅 졸기만 한다. 나도 봄 옷을 입고 싶은데 찬 바람에 자꾸 콜록이느라 아직까지 겨울 옷만 껴입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일 하나는 엑트. 하루만 참으면 또 오프니까 꾹 참아봐야지.






몸이 아픈건 너무나 서러운 일이야. 마음도 약해지는 일. 내가 너무 힘들고 아파서 쓰러지듯이 주저앉고 엉엉 우니까 큰 일이 생긴게 아닌가 하고 놀라는 엄마아빠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픈 하루였다. 어제 퇴근하는 길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아빠 나는 괜찮아 정말 괜찮아. 어제 신경 쓰이게해서 미안하다고 하니, 미안하고 고맙다고. 버텨줘서 고맙고 힘들게 해서 미안해. 라는 아빠의 말에 또다시 펑펑 울어버렸다. 내가 울어서 더 속상했을 아빠일텐데. 참지 못하고 더 울어버렸다. 에휴 아프면 안돼. 나라도 빨리 나아야겠다. 그리고 다음 주에 회사에서 할 건강검진에서 아무 문제 없이 잘 나왔으면... 괜히 의사가 한 말이 신경 쓰여서 예민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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