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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 어느 날, 밀라노에서

단미채미 2018. 1. 24. 17:44





원래는 엘에이에 가는 스케줄이었다. 미주 간 지가 너무 오래돼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밀라노에 가게됐다. 생전 처음 가는 밀라노, 그닥 기대도 걱정도 하지 않았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좋은 스테이션이었다. (뜨거운 물 잘 안나오는 호텔 빼고...^^ 먹을거 진짜 없는 조식 빼고...^^) 패션의 도시답게 정말로 옷 잘입는 사람이 많았고! (딱 보면 독특한 느낌인데 그게 조화가 잘 된 느낌이었고 깔맞춤에 신경쓴 남자들 많이 봤고 잘생긴 남자도.... 엄청 많이 봤...^^^) 뭐랄까 음 그냥 막 넋놓고 보기에 예쁜 도시였다. 이런 저런 생각할 것 없이 보여지는대로 받아들이고 느끼기에 좋은 밀라노였다.






그래서 그런지 내 사진보다 풍경 사진을 더 많이 찍어왔다. 딱 그 모습 그대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런 저런 순간들을 가져왔다. 아! 중간에 사진 있는! 피자도 진짜 맛있었구, 저 캄파리 까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는 저어어어엉말 맛있었다. 설탕을 듬뿍 넣어 마셔도, 그냥 마셔도 진짜 정신이 번쩍 들면서 순식간에 마음 속에서 행복함이 퐁퐁 솟아 나오는 그런 맛. 특히나 저 곳에서 흰색 턱시도 같은 옷을 입고 매너있게 서비스하는 백발의 할아버지(?) 아저씨 덕분에 마음이 더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느낌. 꼭 기억에 담아두고 싶은 그런 순간.





직접 본 두오모 성당도 아름다웠고 웅장했다. 사실 사람이 많아서 그 안에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겉에서 보기만 해도 예쁨이 뿜뿜하는 그런 성당.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가족성당보다 훨씬 내 취향인 여성스럽고 반짝반짝한 그런 성당.




갔을 때 세일기간이라 막스마라 코트며 에르노패딩이며 꽤 저렴했는데 뭐... 연말연초에 세관규정 넘기고 싶지 않아서 그냥 구경만 하다 왔다. 사실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고 산타마리아노벨라에서 향수를 하나 샀기에. 전에 한국 백화점에서 프리지아를 사서 잘 쓰고 있어서 엔젤 디 피렌체를 하나 더 샀다. 한국 백화점에서 20만원정도 준 것 같은데 이태리에서 90유로... 게다가 150 유로 이상인가 사면 디택스 됐던 듯! 이래서 다들 이태리에서 어어어어엄청 쇼핑을 하나보다. 혼자인게 아쉬워서 엄마아빠동생이랑 같이 와서 성당보고 투어하고 잔뜩 쇼핑하는 상상을 잠시 했는데, 이건 정말 행복하지 않을 수 없는 여행계획이었다.




그 언젠가 갈 수 있길 소망하며 이번엔 풍경 사진만 잔뜩 찍어왔다. 집에 와서 하나 둘씩 보는데 좋은 기억들이 계속 떠오른다. 글로 적어두면 그 날의 기분이 감정이 더 오래 갈 것 같아서 이렇게 밀라노에 다녀온지 이주 정도 만에 다시 포스팅. 갑자기 또 그 언젠가 밀라노가 그리울 때 보려고 이렇게 적어두는 중. 문득문득 그 상황이 그 사람이, 혹은 그 때의 내가 그리울 때 그 순간에 기록했던 사진이나 글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게 좋아서 이렇게 남겨둔다. 포스팅하니까 또 가고싶고 보고싶은 밀라노네. 갑작스럽게 갔지만 스테이 내내 마음만은 편안했던 밀라노. 언제 또 스케쥴이 나오나. 우선은 요즘 알엡 때문에 당장 내일 스케쥴도 모르는데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