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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미채미 2018. 4. 25. 16:46



내가 좋아하는 말이 몇 개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가장 많이 떠올리고 생각하는 말, 특히나 지금은 홍천에 가족끼리 여행을 왔는데(동생이 정말 너무너무 많이 좋아져서 우리 가족과 함께 겸사겸사 기념하고 싶어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지금, 따뜻한 커피 한 잔이랑 창밖에 예쁜 나무랑 산이랑 보다 보니 더 떠오르는 그런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극복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욱 좋아하는 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이러이러한 결과가 나왔다. 이겨냈다. 승리했다. 이런 것처럼 의지가 느껴지고 강한 힘이 느껴져서 나에게도 힘을 주는 그런 말. 뭐 나쁘게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그래도 이 말을 생각하며 좋게 좋게 받아들이면 힘이 나는 것 같아서.








최근에 특히나 더 이 말과 이 단어를 가장 많이 되새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질 거야 좋아질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마지막엔 뭐 이런 생각들. SF영화를 좋아해요 그 이유는 마지막에 결국 착한 사람이 이기고 나쁜 사람이 벌을 받잖아요. 누군가 어떤 영화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항상 이렇게 대답했던 것 같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내가 계속 참고 이겨내다보면 분명히 예상했던 힘들고 거친, 그 주어진 고난과 역경을 거친 후에야 얻게 되는 그런 달콤함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서.







참는 걸 잘해요. 길을 돌아가는 것도, 저도 사람인데 왜 안 힘들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게 받아들이려 하고요 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그 마음을 묵묵히 쌓아가다 보면 진짜로 좋은 일이 짠 하고 나타날 것 같아서. 가끔은 바보 같지만 지금까지 살아왔을 때 내가 조금 더 참고 버티고 살다 보면 좋은 일이 남들보다 더 크게 많이 왔던 것 같아서. 뾰족하긴 하지만 더 반짝반짝하고 예쁜 날들을 보냈던 것 같아서. 나는 그게 참 마음에 들었고 남은 내 인생도 그런 날들로 채웠으면 하기에.










사소한 작은 일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기억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머지않아 오늘의 감정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잊히겠지. 시간이 지나면 또 이 마음은 신기하게 확 타올랐다가 수그러들었다가. 예전에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인생은 싸인 코싸인 곡선이라고. 탄젠트처럼 생긴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고... 어떤 일을 얘기할 때 결과를 확신하는 게 두려워질 정도로 예상 못한 일들을 마구마구 겪다 보니 더 소심해지기도 하는데, 결국엔 그게 다 경험이 되니까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오늘도 또 반복되는 이야기. 여러 번 되새기며 나에게도 다짐하는 그런 말들. 나 혼자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준비하는 그 설렘이 어색하지만 저 미래 어디엔가 의심 없이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일들이 있을 거라 믿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힘을 내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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