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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 곳, SFO

단미채미 2018. 3. 7. 05:46






이상하게 샌프란만 다녀오면 글을 쓰고 싶다. 뭐라도 남기고 싶다. 기억하고 싶은걸까. 무튼 오늘은 1, 하기 인사 할 때 많은 사람들이 (특히 외국인) 고맙다는 인사를 그 어느 날보다 더 한... 그런 날. 심지어 한 외국인 아주머니가 내가 뭐 자기 조카를 닮았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같이 사진 찍자고 ㅠㅠㅠ 입으로는 안된다고 말 하면서 손으로 브이를 그리고 있는 나를 발견함... 하. 다른 사람들이 내리면서 보고 뭐라고 하지 않았겠지.




음 그리고 2, 랍스터는 맛있었고(날이 더 풀려서 블루문 생맥이랑 같이 테라스에서 먹으면 지이이이이인짜 행복할 듯) 3, 티이 시험도 팀 언니 덕분에 100점 맞고 잘 끝났고 4, 잘 때 뿌리는 필로우 스프레이랑 요즘 피티 받고 있는데 그 때 입는 레깅스랑 실밥 정리하다가 찢어버린 비키니 하의도 예쁜걸로 다시 샀고, 한국에 안 파는 아베다 헤어 스프레이도 사는 등 딱 필요한 것만 골라서 알차게 샀다.




5, 크루 라운지에 가면 이것저것 먹을거랑 컴퓨터 크루책(?) 방명록(?) 뭐 이런게 있는데 거기에서 기장님이 퇴직을 몇 달 앞두고 담담하게 마음을 적어내려간 글에 감동을 받았다. 사진까지 올리긴 조금 그래서... 기억 나는걸 써 보자면, 세월이 참 빠르다. 퇴직이 기다려지긴 했는데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20여년이 넘는 근무가 바람결에 지나가 버렸다. 오고 가는 손님 안전하고 행복하게 모시겠다는 일념 하나는 자부한다. 그리고 마지막엔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진다. 이런 글이었는데 이걸 보면서도 나도 찡. 눈물이 울컥. 그 진심이 느껴져서... 지금 이걸 쓰면서도 눈물이 자꾸 나려한다. 아 더 좋은 글이 많았는데 혼자만 알고 본다는게 아쉽다. 작년 가을 쯤 쓰신 글이었는데 같이 비행을 한 번이라도 해봤길... 저런 감성을 가진 분이라면 참 좋으신 기장님이었을거야 라고 생각이 드는. 얼굴도 나이도 모르지만 그 사람이 그리워지는 그런 기분을 느꼈다.





이상하게 항상 샌프란만 다녀오면 이렇게 마음 깊숙한 곳에 적고 싶은 이야기들이 생기는 것 같다. 봄을 타나. 비행 내내 엄청 웃고 다른 사람 뿐만 아니라 나도 느낄 정도로 함박 웃음이 지어지는 날이었다. 봄이 오려나. 신기하게 마음이 더 말랑말랑해졌어. 몰랑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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