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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미채미 2017. 1. 3. 19:11



380 비엘 만석. 이라고 쓴다면 내 시드니 비행의 힘듦이... 전달 될까. 느껴질까. 하 진짜 너무너무 힘들었고 그렇지만 좋은 의미로 내가 다시 못 잊을 ... 내 인생의 또 없을 그런 비행이었다.





아웃바운드 인바운드 모두 비엘이라서 시드니에서도 몸이 긴장돼서 잠도 잘 못자고 끙끙 앓았다. 괜찮다 괜찮다 한 번 해봤으니까 인바운드는 부담 없을거다 생각 했는데... 그래도 몸은 아니더라구. 암튼 그 와중에도 팀원들이랑 2017년 새해를 달링하버에서 맞이하고 카운트다운하고 불꽃놀이를 아주아주 즐겁게 보았다. 그러니까 그제서야 내가 서른살이 됐구나 실감나기 시작했다.



다음 날은 비가 조금씩 오고 날씨가 우울했지만 혼자 오페라하우스도 걸어가고 쥬스 사 마시고 이러면서 기분이 많이 나아짐. 판도라 반지를 사 가려고 환전해온 돈들은 휴일이라 매장이 문을 다 닫아서 못 사는 바람에^^^ 마트에서 장보고 한식당 가서 밥 사먹고 이러면서 펑펑 다 써서 그런가. 먹기도 잘 먹고 혼자 신나게 돌아다니면서 오랜만에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이번 비행은... 음 말로 다 못할 엄청... 소중한 비행이었다. 벌써 작년이구나. 암튼 작년 추석 전 날, 나리타 비행에서 조인된 부팀장님께서 비행이 끝나고 따로 메일을 보내주신 적이 있었다. 너무너무 기억에 남는 승무원이었고 감동했고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아직도 보관하고 있고... 동기들에게는 말하기 그래서 지니에게만 보여주고 자랑하고 울컥했던... 그런데 그 분이 이번 비행에 DP 사무장님으로 오셨다.






원래는 부팀장님이시니 TA 였는데... 전날인가 DP 사무장님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지시면서... 그 분이 DP가 되심. 나중에 나중에 인바운드 디브리핑 때 들은 얘기인데 380을 DP로 처음 가는 비행이라 더 긴장하시고 걱정 하셨다고....






나도 비엘이 처음인데, 부담도 됐고 긴장도 했지만 사실 나 만큼은 아니셨겠지 훨씬 더더더 중요한 자리니까. 그 와중에도 날 기억해주시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고... 여기엔 다 쓸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교감하고..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그런 시간을 보냈던 비행이었다.




아 지금 생각해도 울컥하는. 소름 돋을 정도로 좋았던 감사했던 말씀들.... 사무장님도 그러셨다고... 나를, 이 비행을 잊지 못하셨을거라고 하시는데 그 얘기를 듣는데 마음이 벅찼다. 너무너무. 내 노력을 내 마음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행복했다. 힘들었지만 잘 마무리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전 팀에서 팀장님께서... 우리 팀이랑 비행을 하면 다 너무 열심히하는게 느껴진다고. 하기 인사를 할 때 손님들 표정을 보고 얼굴을 보면 밝은 모습인게 보여서 우리 팀원들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좋은 서비스를 했을지 보인다고. 마음이 찡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이번에 조인된 DP사무장님도 디브리핑에서 그런 말씀을 해 주셔서... 나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거의 항상 뒤에만 있는데 이번엔 L2에서 같이 하기인사를 해 보니... 그냥 그 마음이 뭔지 느껴져서 나도 감성에 젖는 그런 하루였다.






비행은 어제 다녀왔고 사실은 지금 고등학교 친구를 동네에서 만나 저녁먹고 커피마시고 들어가는 길인데... 안 그래도 친구가 물어봤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냐고 방송 안하고 싶냐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힘들고 지칠만 하면 이 회사에서는 이렇게 동기부여가 되는 일들이 종종 생겨서 지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나도 사람이니 언제든 안 지치겠냐만은 아직까지는... 힘들면 좋은 일이 생기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얻는 기분 좋은 일들이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새해부터 이렇게 잊지 못할 비행을 하고 좋은 사람을 얻어서 더욱 더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사명감도 느껴지고... 2017년 올해가 잘 풀릴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든든하기도 하다.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지. 고마움을 더 표현하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한 해를 보내야지. 소소하지만 이렇게 작은 행복들이 앞으로 가득 생겨날테니... 이 행복들로 나를 채우고 다듬어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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